[여의도풍향계] 요동치는 가을정국…'추미애 블랙홀' 빠지나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'군복무 특혜' 의혹이 가을 정기국회를 뒤흔들 최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.<br /><br />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공정성 문제를 파고들자, 여권의 위기감이 팽배합니다.<br /><br />이번주 여의도 풍향계에선 추 장관을 둘러싼 여야 움직임을 박초롱 기자가 전합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에 가을은 '시련의 계절'입니다.<br /><br />작년 이맘 때죠.<br /><br />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,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전격 기소하며 가을정국의 막이 올랐습니다.<br /><br />10월 국정감사에선 정부 운영에 대한 국회의 견제·감시 기능은 온데간데없고 '조국 공방'뿐이었습니다.<br /><br />올해는 추미애 장관 아들의 '군 복무 특혜' 의혹이 가을 정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작년 12월 말 추 장관 인사청문회 때입니다.<br /><br /> "통상적 지휘 및 보고 체계가 아닌 상급 부대의 대위가 직접 찾아와서 (군에 미복귀한 상태였던 추 장관 아들의) 휴가 처리를 해버렸다는 겁니다."<br /><br /> "외압을 쓸 이유가 없고, 쓰지도 않았습니다. 신체검사를 다시 받아서 군에 안 갈 수도 있었는데 엄마가 공인이기 때문에 군대를 자원해서 간 아이입니다."<br /><br />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직후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했고, 서울동부지검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.<br /><br />논란은 이어졌지만,<br /><br /> "아들 수사 건하고 관련 있는 것 아닙니까? (동부지검장이) 차관으로 발령 난 게? 제가 보니까 지금 동부지검장 공석인데…"<br /><br /> "소설을 쓰시네"<br /><br />9월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추 장관의 보좌관이 아들 병가 연장 문제를 군에 문의했다는 부대장교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국면이 완전히 전환됐습니다.<br /><br />'부대 미복귀 상태에서 휴가 연장'은 이제 불법 여부보다, 처리 과정이 공정했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.<br /><br />고위층 자녀의 병역은 교육·취업 문제와 더불어 '국민의 역린'으로 불리는 민감한 사안이기도 합니다.<br /><br />이런 만큼, 보수 야권은 이번 의혹을 '제2의 조국 사태'로 규정하고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추 장관의 '엄마 찬스'로 특혜성 황제 군복무를 지켜보는 국민은 작년 가을 조국 사태 때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조국의 '아빠 찬스' 데자뷔라고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."<br /><br />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, 조국 사태,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 등을 거치며 문재인 정부를 괴롭혀온 '공정성'으로 이슈를 몰아가겠다는 겁니다.<br /><br /> "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."<br /><br />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이른바 '추미애 국감'이 되면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.<br /><br />야권으로선 추 장관 아들 이슈를 계속해서 끌고 가며 내년 서울·부산시장 보궐선거 전까지 존재감을 키우려 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엔 비상이 걸렸습니다.<br /><br />각종 여론조사는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들의 민심 이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문 대통령의 9월 둘째 주 수행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1.4%포인트 오른 49.5%를 기록했는데, 남성 지지율이 9.0%포인트, 20대 지지율은 5.7%포인트 내렸습니다.<br /><br /> "현재까지 나온 거의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닙니다. 휴가를 승인했던 담당 부대장은 내가 사실을 확인했고, 규정대로 승인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."<br /><br /> "검찰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해주길 바랍니다."<br /><br />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추 장관 아들의 휴가 과정이 적법했다고 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인화력이 큰 불공정 이슈가 문제가 되며, 임기 말 문 대통령의 급속한 레임덕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습니다.<br /><br /> "아마도 문 대통령이 고민이 깊으실 겁니다. 이렇게 시간끌 일이 아닙니다.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없다면 손절하시기 바랍니다."<br /><br />청와대는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, 추 장관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흘러나옵니다.<br /><br />가을 정기국회가 개혁법안,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자리가 아닌 '조국 사태 재연'이 돼선 안 된다는 겁니다.<br /><br />그러나 검찰개혁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'포스트 추미애' 카드 역시 마땅치 않은게 문제로 꼽힙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 관련 '비토권'을 행사하면서 공수처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게다가 추 장관이 사퇴하면 인사 검증 국면으로 또다시 넘어가면서 정국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습니다.<br /><br />당장 내일(14일)부터 시작되는 9월 정기국회의 대정부 질문도 추 장관이 주인공이 될 분위기입니다.<br /><br />당내에서 추 장관 특유의 강경한 태도가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, 추 장관이 태도를 바꿔 사과나 유감을 표할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